의료진이 침습적인 수술이나 시술 전 설명하고 환자측이 서명하는 동의서는 의료진이 설명의무를 다했는지에 관한 입증자료가 된다. 이때의 설명의무는 의료행위와 별개로 문제되는 것으로 ‘조언설명의무’라고 한다.

그에 대비되는 내용으로서 의료법 제24조(의료인은 환자나 환자의 보호자에게 요양방법이나 그 밖에 건강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지도하여야 한다)는 ‘지도설명의무’가 규정돼 있다.

법원은 ‘지도설명의무’가 그 목적 및 내용상 진료행위의 본질적 구성부분이라고 보기 때문에 지도설명의무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면 그로 인한 생명·신체상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관련판례를 소개한다(2007다70445). 환자는 2004년 5월 피고병원에서 심장의 인공판막치환술 등을 받고 보름정도 입원치료를 받은 후 퇴원했다. 환자는 두 번째 외래진료일 전이었던 같은 해 6월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 힘들어 했다.

가족들이 병원 내원을 제안했지만 환자는 ‘의사가 수술 후 가슴통증이 올 수 있다고 했다’며 병원에 가지 않았다. 환자는 그날 밤 호흡곤란과 심장부위 불편감으로 119구급대를 기다리던 중 의식을 잃었다. 병원 도착 당시 심정지 및 호흡정지 상태였고,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다음날 새벽 사망했다.

의사들은 환자가 수술 후 퇴원할 당시 ‘수술 후 몇 개월 동안 상처가 아플 수 있는데, 그 통증은 3개월 정도 지속될 수 있다. 처음에 많이 아프다가 좀 좋아지다가 또 아플 수도 있다’는 설명만 했다.

수술 부위 통증과 심장 통증을 구분해 주의사항을 말해주지 않았다. 환자에게 항응고제 부작용과 위험성, 즉시 의사를 찾아야 하는 경우 등이 담긴 안내서를 교부했지만, 환자에게 구두로 내용을 설명한 적은 없었다.

대법원은 의사들에게 환자로 하여금 가슴통증 등 안내서에 기재된 일정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 그 위험성 및 심각성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즉시 응급실에 내원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보 제공과 함께 이를 지도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지도설명의무는 단순하게 안내서의 교부만으로 대체할 수 없다고 했다.

의사가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서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는데, 이는 수술 등 침습행위가 종료함으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진료목적의 달성을 위해 환자가 의사의 업무범위 이외의 영역에서 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예견되는 위험을 회피할 수 있도록 요양의 방법 기타 건강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지도설명하는 데까지도 미친다는 것이다.

의사는 수술 등의 결과로 후유질환이 발생하거나 아니면 그 후의 요양과정에서 후유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면 비록 그 가능성이 크지 않다하더라도 이를 억제하기 위한 요양 방법이나 중대한 결과가 초래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를 환자 스스로 판단,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의료행위들은 환자에 대하여 침습적인 경우가 많은데, 의료행위 후 악결과가 현실화 되기도 한다.

그래서 침습적인 의료행위 전에는 환자 측이 그것을 선택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을만큼 충분한 정보제공, 즉 조언설명이 필요하다. 이러한 조언설명의무 위반은 위자료의 책임만 인정되지만, 위 판례에서 본 지도설명의무 위반은 생명․신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기사 전문>

http://www.safe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3503